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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장

엄마 자랑

by 박당근 2022. 7. 22.

우리 엄마는 요리를 못한다
본인은 아니라고, 마음먹으면 잘 한다고 하는데
웬만하면 마음을 먹지 않고
양념장은 99% 사서 쓴다
어렸을 때 엄마가 곰탕을 태워
집에 온통 탄 냄새가 났던 날이 아직도 생각난다

아 오해할 수 있지만 이건 우럼마 엄마 자랑 글이다

그런 귀여운 우리 엄마에겐 엄청난 재주가 있다
자랑할 데가 없으니 여기에 한다 히히

1. 뜨개질

우리 엄마는 겨울이 되면
목도리와 모자를 원하는 디자인으로
직접 만들어주시곤 했다
그래서 난 항상 목도리가 많았고,
그래서인지 지금도 목도리가 참 좋다

엄마가 만들어서 보여준 수세미가 너무 예뻐서
'나도 만들어서 보내줘!'
했더니 엄마가 크리스마스 에디션으로
이렇게나 보내줬다

색깔별 산타와 트리, 별모양 수세미
수세미 맞아? 응

엄마가 만들어 주신 수세미로 꾸몄던 크리스마스트리

산타가 아주 특히 귀여워

시댁에도 선물했었는데
아가씨가 센스있게 보내준 귀여운 사진


2. 다육이

처음부터 엄마가 식물을 잘 키운건 아니었다
내 기억에 화분에 있던 다육이가 없어지고,
다시 새로운게 생기고를 엄청 반복했던 것 같다

근데 어느순간부터 영역이 확대되더니,
집에 갈때마다 화분이 하나 둘 늘어나고
베란다가 가득차더니
이번에는 갑자기
옥상을 구경시켜주겠다고 해서 올라갔다가
놀라서 쓰러질뻔 했다

이름하야 순희정원
(내가 방금 지음)

옥상에 가득한 다육이
조그만 화분부터 커다란 화분에 박혀있는(?)
다육이까지 다양함

이거 보고는 진짜 엄마 꽃집 차려주고 싶었다
물론 난 돈이 없고
장사도 잘 안될듯
그치만 엄마가 정성 들인게 느껴졌고
얼마나 아이들을 아끼고 귀여워하는지 알게됐다
언젠가 엄마 정원에 간판은 꼭 내가 달아주고싶다

3. 도예

어느날 엄마가 취미로 그릇을 만든다고 했다
뭔 소린가 싶었는데
제법 귀여운 그릇들을 만들어서
내가 특별히 주문을 했다

'엄마 나는 큰 그릇, 약간 파스타 가득 담을 수 있는거'
그랬더니 이렇게나 많이 그리고 예쁘게 만들어줬다
솔직히 기대 1도 안했는데
기대이상이고 너무 내 스타일이다

직접 조물조물 빚고
맡겨서 구워내고, 색도 칠하셨다고 했다
귀여워!

저 오른쪽 위에 바닥에 구멍이 송송 뚫린건
과일이나 채소같은거 놓을때 쓰라고하셨다
아주 센스가 넘쳐?

이렇게 귀여운 각인까지!

우리 엄마는 정말 능력자다
늘 엄마 자랑을 하고는 싶었는데,
내가 너무 엄마한테 소홀하고
당연한거라 생각하진 않았나 싶다
엄마가 이 시절에 태어났다면
아마 지금보다 훨씬 더 능력을 뽐낼 수 있으셨을텐데하는 아쉬운 마음도 든다
엄마한테 잘해야지 하나둘셋 화이팅

누가 뭐래도 우럼마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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